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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서평]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 하루키 / 일주일에 책 한 권 03

HWPP 2021. 12. 1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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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 무라카미 하루키 글

위스키 향기가 배어나는 하루키의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여행 에세이

 

하루키 × 위스키?!!

웬만하면 여행 관련 책은 잘 사지도 또 잘 읽지도 않는다. 하지만 하루키가 여행하면서 쓴 위스키 에세이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잖아..

다만 초판이 발행된 이후 '20 년이나 지나서야' 이 책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새삼 시간의 흐름,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20년 전 나는 고등학생. 물론 술은 마셨지만 ㅎㅎㅎ 나에게 위스키는 아버지 찬장에 있는 '시바스 리갈' 같이 '독주'인 '양주' 중에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다 2년 전부터 어느덧 홈술 혼술 트렌드로 자연스레 '위스키'의 알고리즘에 이끌려 입문하게 되었다.

현재는 대중적인 블렌디드 위스키, '싱글몰트 위스키'를 주로 즐겨 마시고 그중 '스카치(하이랜드, 스페이사이드, 아일레이 등), 버번, 아이리쉬 등 각 나라와 지역별로 위스키의 향과 매력을 즐기는 중이다.

하루키 에세이의 여행지와 위스키 증류소 범위는 스카치위스키에서 아일라(아일레이) 섬의 위스키와 아이리쉬 위스키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에세이'

그래ㅠ사실 이 책은 위스키나 여행지에 대해 대단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그랬다면 안 샀지)

그냥 너도 여기 와서 같이 이 분위기와 공기 그리고 위스키를 적셔보자 임 ㅎㅎㅎ

아일레이 마을 풍경


책 타이틀처럼 서평도 위스키처럼

그저 위스키 한 모금 니트로 음미하며 목구멍 적셔 흐르듯 적어가면 되는데 구절구절 사족이 많네..

언젠가 언젠가 다시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일단 일본의 위스키 증류소부터 가보고 싶다. ㅋㅋㅋㅋ 니카, 하큐 슈, 야마자키.. 관심 있는 친구들 함께 하자고 ㅎㅎ

그리고 40 중반 즈음에는 와이프와 단둘이 아일랜드와 아일레이를 가야겠다. 하루키와 같은 증류소와 펍을 방문에 현지에서 현지 술의 향에 취해보고 싶다.

'아일레이(아일라)' 섬의 대표 위스키들


보통 나는 관심사의 지속성이 짧은 편이라 취미도 금방 바뀌곤 하는데 위스키를 마시고 모으는 재미는 아직도 꽤나 유효하다. 오늘의 글은 뭔가 술 취한 듯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나간 느낌이네;;

아일레이섬 '보모어 증류소'




* 본문 글 중 좋은 구절


1.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이 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당신은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 너무나 심플하고, 너무도 친밀하고, 너무도 정확하다.

2. "우리는 장례식에서도 위스키를 마시지" 하고 아일레이 섬사람들은 말한다. "묘지에서 매장이 끝나면, 모인 사람들에게 술잔을 돌리고 이 고장에서 빚은 위스키를 술잔 그득 따라주지. 모두들 그걸 단숨에 비우는 거야. 묘지에서 집까지 돌아오는 춥고 허전한 길, 몸을 덥히기 위해서 말이야. 다 마시고 나면, 모두들 술잔을 바위에 던져서 깨버려. 위스키 병도 함께 깨버리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아. 그것이 관습이거든"

3. 대부분의 사람들은 싱글몰트는 햇수가 오래될수록 맛있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그렇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서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거든. 증류를 더해서 더해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덜해지는 것도 있어. 그건 다만 개성의 차이에 지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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